
일본 여자 실업축구 고베 아이낙 입단을 앞둔 한국 여자 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 이민아(26·인천현대제철)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한일전에서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8일 오후 일본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 축구대표팀 한일전. 한국의 이민아가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개최국 일본과의 대회 1차전이 열린 일본 지바의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이민아는 4-2-3-1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이 시즌 중이라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상태여서 이민아의 어깨는 무거웠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민아를 중심으로 대표팀 경기를 풀어가겠다”면서 ‘이민아 시프트’를 언급한 상황이라 부담이 더욱 컸다.
그러나 이민아는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기에 들어가자 특유의 빠른 움직임으로 중원에서 공수 조율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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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으로 나선 유영아(구미스포츠토토), 좌우 날개에 포진한 한채린(위덕대), 강유미(화천KSPO)와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펼치는 한편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한국이 경기 초반 공격 주도권을 잡는 데 앞장섰다.
1-1로 맞선 전반 18분에는 강유미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려주자 논스톱으로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다. 발등에 맞은 공이 가속도가 붙었지만 크로스바 위를 살짝 위로 넘어간 게 아쉬웠다.
8일 오후 일본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 축구대표팀 한일전. 한국의 이민아가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초반에도 이민아의 플레이가 빛났다. 이민아는 후반 5분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감각적인 힐킥 패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패스를 받은 유영아는 왼발 슈팅에 힘이 너무 들어가 공이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천금 같은 득점 기회도 날아갔다.
이민아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건 1-2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상황이었다.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공을 잡은 이민아는 왼쪽 골지역으로 침투한 한채린을 보고 긴 포물선을 그리는 크로스를 띄워줬다.
한채린의 왼발을 정확하게 겨냥한 크로스였다. 한채린은 달려들며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는 공의 궤적을 보고도 손을 쓰지 못한 채 꼼짝없이 당했다. 이민아의 천금 같은 어시스트가 만들어낸 동점 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37분 일본의 이와부치 마나에게 결승 골을 헌납하면서 결국 2-3으로 졌지만 이민아의 활약은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일본에서 뛰게 된다는 것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면서 “개인적으로 패스 미스 등 실수가 너무 아쉽다”고 돌아봤다.
여러 번 “아깝고 아쉽다”는 말을 반복하며 패배를 곱씹은 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 경기가 남아있고 다른 팀 결과도 모르는 만큼 회복을 잘해서 다음 경기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올해 WK리그에서 14골 10어시스트를 올려 소속팀 인천 현대제철의 통합 5연패를 이끌고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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